2026년 9월 3일
캐릭터 하나가 세상에 나오기까지 꼭 한 사람의 손만 거치는 것은 아닙니다. 한 사람이 캐릭터의 이야기와 세계관을 만들고 다른 사람이 디자인을 맡기도 하고, 여러 사람이 아이디어를 주고 받으며 하나의 캐릭터를 완성하기도 합니다. 처음에는 각자의 역할이 분명하고 저작권이 반반일 거라고 생각해 저작권 문제를 크게 생각하지 않을 수 있는데요.
문제는 캐릭터가 하나의 브랜드로 성장하면서 시작됩니다. 인스타그램으로 시작한 캐릭터가 인기를 얻어 굿즈를 만들거나 이모티콘을 출시하고, 브랜드에서 라이선싱 제안까지 들어온다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이때는 캐릭터를 누가 만들었는지만큼이나 누가 어떤 권리를 가지고 있고, IP 수익화를 결정할 수 있는 사람이 누구인지가 중요해지죠. 특히 여러 사람이 함께 만든 캐릭터라면 무조건 저작권을 절반씩 나눠 갖는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 권리관계는 그렇게 단순하지 않습니다.
✔️ 공동저작물이란?
같이 만들었다고 해서 저작권이 반반인 것은 아니에요.
여러 사람이 캐릭터를 함께 만들었다면 먼저 '공동저작물'에 해당하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 때 공동저작물은 단순히 두 명 이상이 제작에 참여했다는 의미가 아닌데요. 캐릭터를 함께 창작하려는 의사가 있었는지, 각자 창작에 기여했는지, 기여분을 분리해 따로 이용하기 어려운지 등을 함께 살펴봐야 합니다.

이해하기 쉽게 한 가지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두 작가가 캐릭터의 얼굴과 형태, 특징을 함께 수정하며 하나의 캐릭터를 완성했다고 가정해볼게요. 이런 경우 두 사람 모두 창작에 기여했고 어떤 부분이 누구의 창작 부분인지 명확히 분리하기 어려워 각자가 만든 부분을 따로 떼어 활용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공동저작물로 볼 수 있는데요.
공동저작물은 저작재산권을 행사할 때 원칙적으로 공동저작자 전원의 합의가 필요합니다. 따라서 함께 만든 캐릭터로 굿즈를 제작하거나 브랜드에 라이선스를 제공하려면 두 사람 모두가 합의해 결정해야 하죠.
여기서 중요한 건 '두 사람이 만들었으니 저작권도 무조건 반반'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거예요. 여러 사람이 함께 작업했더라도 공동저작물의 요건을 충족하는지 먼저 살펴봐야 하고, 공동저작물에 포함된다면 저작권을 나눠서 행사할 수가 없게 됩니다.
✔️ 결합저작물이란?
캐릭터를 함께 만들었어도 권리가 나뉠 수 있어요.
반대로 여러 사람이 하나의 캐릭터 IP를 만드는 데 참여했더라도 각자의 창작물을 분리해 독립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이를 '결합저작물'이라고 부르는데요.

예를 들어 A는 캐릭터를 직접 디자인하고, B는 캐릭터를 활용한 별도의 캐릭터송을 만들었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두 결과물은 하나의 캐릭터 콘텐츠 안에서 함께 사용될 수 있지만, 캐릭터 디자인은 이미지나 굿즈에 별도로 사용할 수 있고 음악 역시 캐릭터 이미지 없이 독립적으로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각자의 창작물을 따로 떼어 사용할 수 있다면 각자의 권리도 따로 나누어 행사할 수 있습니다. 대신 제3자가 캐릭터와 음악을 함께 이용하려 한다면 각각의 권리자에게 이용 허락을 받아야 합니다.
그럼 외주로 만든 캐릭터는 어디에 속할까?
여러 사람이 캐릭터 제작에 참여하는 방식 중 흔한 방식이 바로 외주입니다. 기업이나 개인 IP홀더가 외부 작가에게 캐릭터 디자인을 의뢰하고 제작비를 지급했다면 '돈을 주고 만들었으니 캐릭터 저작권도 내게 있겠지'라고 생각하기 쉬운데요.

하지만 제작비를 지급했다는 이유만으로 저작재산권이 자동으로 의뢰인에게 넘어오는 것은 아닙니다. 본래 저작권은 창작자에게 발생하는 것이 원칙이기 때문에 캐릭터를 상업적으로 활용하려면 계약 내용을 확인해야 해요.
만약 캐릭터를 굿즈, 이모티콘, 광고, 브랜드 콜라보 등 여러 영역에서 수익화할 계획이라면 필요한 저작재산권을 양도받을 것인지, 특정 범위에서 이용할 수 있도록 허락받을 것인지 계약 단계에서 명확하게 정하는 것이 좋아요.
특히 처음에는 SNS 프로필이나 홍보물에 사용할 목적으로 캐릭터를 의뢰했다가 나중에 굿즈나 라이선싱으로 사업 범위를 넓히는 경우가 있습니다. 처음 계약에서 정한 이용 범위가 좁다면 새로운 사업을 시작할 때 추가적인 협의가 필요할 수도 있죠.
그래서 외주 계약에서는 '캐릭터 디자인 제작'이라는 업무 범위 뿐만 아니라 완성된 캐릭터를 누가, 어디에서, 어떤 방식으로 활용할 수 있는지까지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캐릭터 콜라보 전에 먼저 확인해야 할 것이 있어요.
캐릭터 IP는 굿즈 하나로만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처음에는 작은 일러스트나 굿즈로 시작했더라도 인지도가 높아지면 팝업스토어, 브랜드 콜라보, 온라인 광고 프로모션, 애니메이션 제작처럼 예상하지 못했던 영역까지 확장될 수 있어요.
그래서 여러 사람이 캐릭터 제작에 참여했다면 IP가 커진 뒤 권리를 챙기기보다 처음부터 창작 범위와 권리 관계, 사업화 권한을 함께 정리해두는 것이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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